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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GTQ 일러스트 1급 합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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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 전, 10월 28일에 GTQ 일러스트 시험을 보고 왔다. GTQ 일러스트는 포토샵과 달리 민간 자격시험이다. 국가자격도 실무랑은 연관이 크게 없어 안 쳐주는 마당에 민간 자격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려나 싶긴 하다. 그냥 봤다. 크게 인풋이 필요하지 않으니깐. 그래도 포토샵과 일러스트 자격증 쌍으로 갖추고 있으면,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럴 듯 해보일 수도 있겠다. 실제로 면접관에서 한 면접관이 물어봤었다. 내가 별 거 아니라는 듯 얘기해서 '아, 따기 쉬운 거에요? 그럼 됐어요.'라고 중간에 끊었다. 다음에 또 유사한 질문이 나올 때를 대비해서 거짓말은 아니지만, 나한테 불리하지 않은 정도로 포장하는 준비는 해봐야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시험은 성동글로벌경영고등학교에서 봤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2번 출구에서 나와 쭉 직진하면 있다. 가는 길에 학교가 하나 더 있는데, 마침 그 날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이 있어서 학원 등에서 따뜻한 차나 파일 등 기념품을 나눠줬다. 나도 공인중개사 시험 보는 줄 알았는지 나눠주던데 그냥 지나쳐서 쭉 갔다. 성동글로벌경영고등학교 정문으로 들어오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이 시험장이다. 좀 일찍 가서 벤치에 앉아 기다렸다.


시험 진행 방식은 GTQ 포토샵과 똑같다. 입실 이후 배정된 자리에서 프로그램 세팅을 한다. 인터페이스 등 자신한테 익숙한 대로 맞출 수 있으니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사람은 가능한 빨리 갈 수록 좋다. 이후 시험 프로그램을 켜고 대기 후 시험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OT 후 응시자 전원 준비가 끝나면 문제지를 받고 시험을 시작한다. 물론 신분증 확인 과정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합격이다. 하지만 시험 문제는 생각보다 난해했다. 어려운 건 아닌데, 시간이 은근 오래 걸려서 손이 부지런해야 한다. 그리고 모양을 보면 딱딱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머릿속에 그려져야 한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거나, 고민하면 완성에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다만 경험상 완성을 하지 않아도 합격이 가능하다. 많이 완성이 안 되어도 합격이 가능하다. 내 얘기다. GTQ 일러스트 채점 기준이 후하다는 이야기는 다른 블로그에서 많이 봤다. 이 정도로 후할 지 몰랐다는 얘기도 봤다. 나도 정말 이 정도로 후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사실 시험 보고 떨어진 줄 알았다. 1,2,3번 중에 3번부터 시작했다. 얼추 완성을 하고 펜툴로 나무 그리는 게 상당히 복잡해보여서 다시 돌아와서 하려고 2번으로 넘어갔다. 2번은 큰 문제없이 무난하게 완성했다. 1번을 그리던 중 시간이 끝났다. 문제는 1번을 반도 못 그렸다는 것이다. 어쩌다 옆 사람 화면을 봤는데 3번이 퍼펙트하게 완성되어 있었다.


핑계를 대자면 나는 CC를 쓰는데 시험장은 CS4였다. 포토샵 때도 버전 문제 때문에 좀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시험을 보니 전혀 불편함을 못 느꼈다. 포토샵은 CS6으로 보긴 했지만 CS4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본 기능은 똑같고, 버전이 올라갈 수록 약간의 UX가 편해진 정도라는 것이 CS6을 사용해본 후 소감이었다. 틀렸다. 많이 달랐다. 일러스트레이터 CS6은 어떤지 모르겠다. 매 버전 약간의 UX가 개선된 정도라도 4에서 5, 5에서 6, 6에서 CC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세 번이 쌓이면 그 차이는 꽤 크다. 모서리 둥글리기 등 내가 자주 쓰는 기능들이 없었고 이 때문에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 사실 이건 금새 익숙해질 수 있긴 했다.


근데 마우스가 너무 구렸다. 정말 최악이었다. 임시방편으로 내 마우스패드를 꺼내 쓰니 좀 낫긴 했다. 다만 끝나고 마우스패드를 두고왔다. 샤갈의 그림이 그려진 아끼는 마우스패드였다. 꺼내는 순간부터 시험보는 내내 끝날 때 까먹지 말고 잘 챙겨가야지 생각하다가 시험 끝나는 순간 거짓말 같이 새하얗게 까먹어버렸다.


GTQ 일러스트 성적 분석



결론적으로 시험은 합격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심지어 2번은 만점이다. 물론 2번은 다 그리긴 했다. 그래도 시간에 부쳐서 좀 퀄리티는 조악했는데, 어느 정도 의도한 모양을 그릴 수 있는지만 보나보다. 아무래도 중요한 것은 문제랑 똑같이 그리는 게 아닌 듯 하다. 장화를 그리라고 하면, 장화로 보일 수 있는 형태이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평소에는 굉장히 정확성을 따지는 편이라 꼼꼼하게 그린다. 패스 하나라도 좀 맘에 안 들면 계속 수정한다. 나 같은 성향이라도 시험볼 때는 최대한 대충 그리기를 권한다.


신기한 건 평균이 합격점 이하라는 것. 정규분포를 그린다면 반 조금 넘는 수가 탈락한다는 건데. 물론 평균이 중간값이라는 보장은 없다. 미응시자를 제외하는 게 아니라 0점 처리해서 표본에 포함시킨다든가.. 그래도 엄청 많은 수의 미응시자가 있을 것 같진 않은데 희한하다. GTQ 포토샵 교재에 딸려있어서 모의고사 1회만 풀어보고 응시한 GTQ 일러스트 후기는 여기서 끝내야겠다. 최종 결론은 정말정말 쉽다는 것이니,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들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 보고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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