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 선포. 남의 일이니깐 별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뉴스 1면이더라. 가결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진짜 일이 벌어지니 신기했다. 브렉시트 불과 일 년만이다. 하지만 국가가 국가 간 조합(?)에서 빠져나오는 것과 한 지역이 국가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꽤나 느낌이 다르다.
2월의 바르셀로네타 비치.
유럽에는 두 번 갔었고 스페인도 두 번 갔었다. 하지만 두 번 다 스페인의 그 많은 지역 중 바르셀로나만 갔었다. 다른 지역을 안 간 이유는 첫 여행은 우선 유럽 훑어보기였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내게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이다. 또 지방색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제대로 둘러보려면 나중에 그 나라만 수 주에서 한 달 정도 잡고 오는 게 낫겠다 싶었다. 바르셀로나는 지중해와 FC바르셀로나 때문에 빼먹을 수 없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시 중에 하나기 때문에 여길 보고 스페인을 다 봤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충 느낌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번째 여행은 파리에서 교환학생할 때였다. 개미가 군대 가기 전에 여행 간다고 바르셀로나만 일주일 왔다. 주말에 가서 3,4박 하고 왔다. 나중에 학기 끝나고 스페인 일주를 하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귀국해버려서 가지 못했다.
구엘 공원에 올라가 본 바르셀로나 풍경.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주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낯선 개념이지만 주도는 사실 수도나 다름없다. 그리고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여러 지방 중에서 가장 잘 사는 주다. 생각난 김에 스페인의 역사나 한 번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메시가 수아레즈에게 한 페널티킥 어시로 유명한 경기를 직관했다.
스페인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여러 나라의 연합국이다. 연합국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다른 왕국이던 것들을 통일한 나라다. 우리한텐 이베리아 반도에는 예전부터 포르투갈과 스페인만 쭉 있었던 것 같지만 그 반도 위에 대여섯개 쯤 되는 나라가 있었다. 그 이상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아라곤, 발렌시아 등등 어디서 한 번 쯤 들어본 것 같은 스페인 지역 이름은 그 땅에 있던 국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카탈루냐도 그 중 하나다. 영국에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가 서로를 다른 나라로 인식한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스코틀랜드인에게 잉글리쉬라고 하면 매우 무례하니 주의하라는 얘기도 여행 전에 흔히 듣는다. 영국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페인도 비슷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한 곳이 카탈루냐와 바스크 지방이다. 바스크 지방의 프로 축구 팀은 그 지역 출신만 기용한다. 카탈루냐의 주도 바르셀로나가 본거지인 fc바르셀로나도 상당한 독립성을 띄고 있다.
바르셀로나 관광 수입의 큰 축, 안토니오 가우디의 흔적.
바스크 역시 쭉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어쩌면 카탈루냐보다 더 오래 됐고 심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카탈루냐가 먼저 독립을 선언한 이유는? 잘 사니까. 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팩트체크를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깐 1인당 GDP는 바스크가 더 높다. 물론 규모가 다르니깐 GDP는 당연 카탈루냐가 훨씬 크다. 바르셀로나의 GDP가 스페인 전체 1위긴 하지만 카탈루냐의 전부는 아니니. 정확한 이유는 좀 더 조사해봐야겠다.
스페인 정부도 바로 대응책을 내놓긴 했다. 우선은 지방자치권을 없앤 것. 그 나라 헌법을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국익에 위배될 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기사에서 본 거라 정확한 번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해석하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거다. 물론 현대의 서유럽 국가에서 그런 일이 있겠냐는 의견이 지금은 지배적이긴 하다. 나도 설마 싶긴 하지만 프랑코 독재만 해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비교적. 인간에 대해서 안도하고 단정하는 것만큼의 오만은 없는 듯.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고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바라야지. 아마가 아니라 분명 중국이었으면 당장 탱크로 깔아뭉갰을 것이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당장 나라의 국력의 일이 달린 일이기 때문에 어 잘가~ 할 수도 없다. 아마 스페인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중국처럼 무력을 사용하고 싶을 지도.
브렉시트 때도 그랬지만, 나라가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분명 그 생명이 있어서 태어나고 죽는다. 외적으로 침략당해서 죽기도 하지만 내적으로 병들어서 자연사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역시 5천 년 역사라고 주입들 시켜서 착각하기 쉽지만 6,70년이다. 임시정부를 포함하면 이제 100년 겨우 채우려고 한다. 주제와 벗어나서 자세히는 안 쓰겠지만 요즘 보면 망국 직전에 흔히들 보이는 현상이 꽤나 만연한 것 같다. 건강한 나라를 위해서 꽤나 체질 개선이 한 번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끝이 좀 미적지근한데, 카탈루냐 문제가 평화적으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모두가 좋은 선택은 있을 수 없겠지만.
마지막은 취향저격 빠에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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