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코드카데미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정말 배우기 좋은 세상이다. 당장 부모님 세대에만 해도 돈이 없어서 배움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아버지도 집안 환경상 공고를 갔다가 나중에 할아버지 직장에서 장학금이 나온다는 걸 알아 대학에 가셨다. 어머니도 장녀셨기 때문에 공부는 곧잘 하셨는데도 상고를 가고 대학에 못 가셨다. 몇 년 전에야 방송통신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으실 수 있었다.
딱히 학위가 필요한 게 아닌 이상, 지금은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세상이다. 공자는 배움의 즐거움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논어의 맨 처음 나오는 말부터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좋은 말이다. 사실 공부는 싫은 걸로 인식되긴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배운다는 건 보통 즐거운 일이다. 다만 어릴 때는 학교나 가정에서 흥미 외의 것들을 강제로 공부하게 되고 나아가 시험 등등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싫은 거지.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을 배우고 알게 되는 건 생각해보면 꽤나 맘에 드는 시간이다.
아닌가. 아님 말고.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다. 꼭 즐거움 때문만이 아니라도 필요에 의해 필요한 부분만 배우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고. 그럴 때는 정규 학교 수업은 너무 과하다. 학원이라는 효율적인 방법도 있지만 비용이 적지 않다. 돈 뿐만이 아니라도 시간이나 장소 등의 제약을 받는 편이다. 대안으로는 유투브도 있다. 유투브에도 잘 짜여진 좋은 컨텐츠들이 많아 활용하기 좋다. 그리고 오늘 소개하고 싶은 MOOC이 있다.
MOOC은 Massive Open Online Course이다. 그냥 온라인 공개 수업이다. 그런데 이 공개 수업이 하버드, MIT 등 명문대의 과정이라면? 수준 높은 강의를 집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꽤나 큰 혜택임에 틀림없다. 하버드의 유명한 강의들, 예를 들어 정의란 무엇인가 같은 건 그 내용을 책으로 내고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그만큼 배우거나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이야기. 여러 서비스들이 있지만 오늘은 대표적인 두 MOOC 사이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다.
1. Coursera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오픈 코스 사이트다. 지난 학기에 노동경제학 교수님이 알려주셔서 들어가보았다. 스탠포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두 교수가 만든 사이트다. 그래서인지 컴퓨터 과학, 데이터 과학 쪽의 수업이 많다. 스탠포드, 프린스턴부터 펜실베니아 대학교, 토론토 대학교나 유럽의 파리 에콜 폴리테크니크, 코펜하겐 대학교, 아시아의 도쿄대, 홍콩이나 싱가폴의 명문대들, 한국의 카이스트와 연세대 등 유수의 명문대들의 수업을 제공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155개의 대학교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나와있다.
주제는 컴퓨터 과학이나 데이터 과학, 경영 등은 물론 언어, 수학, 예술, 사회과학 등 다양하다. 일단 지금 대부분의 수업은 유료인 것 같다. 월 49달러 정도를 내야한다. 하지만 설립 취지가 모두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인만큼 Financial Aid 신청을 할 수 있다. 유료로 수강시 수료증을 준다. 아직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MOOC가 대중화 되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취업에서도 공식적인 인정은 안 되더라도 내가 이 분야에 이만큼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다를 어필할 순 있을 것 같다. 여유가 있다면 그냥 기분좋으라고 수료증을 받을 수도 있고.
2. edX
Coursera와 비슷하다. 하버드와 MIT가 만든 사이트. 대학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웹 표준을 만드는 W3C 등에서 제공하는 강의도 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과학, 데이터 과학 쪽의 과목이 많다. 카테고리만 보면 Coursera보다는 좀 더 세분화되어 있는 것 같다. 디자인, 화학, 생물학, 법, 약학, 음악 등등 카테고리가 엄청 다양하다. 하버드와 MIT, UC 버클리, 브라운 대학교, UBC, 옥스포드 등 여기도 강의 제공 학교의 수준은 쟁쟁하다. 프린스턴이나 도쿄대, 토론토 대학교 등 Coursera와 겹치는 학교도 있다. 한국 학교는 서울대가 있다.
기본적으로 강의는 무료로 제공되고, 돈을 내면 수료증을 주는 방식이다. 코세라도 원래 이런 시스템이었던 것 같은데 바뀌었나보다. 그리고 학점을 인정해주는 강의도 있다. 실제로 다니는 대학교에서 학점을 인정해주는지는 해당 학교 규정을 봐야하지만, 나름 메리트가 있을 수도 있다. MicroMaster라고 빠르게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과정도 있다. 가격은 만만치는 않다. UBC의 Software Development 코스는 800달러가 든다. 뭐 어느 정도 대외적으로 인정이 된다면 꽤나 매력적인 과정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서비스가 계속 생기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나중엔 학교의 개념 자체도 희미해지거나, 바뀌지 않을까 한다. 전통적인 학교는 배움 그 자체보다는 학위라는 일종의 공신력있는 증명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지 않을까. 아마 이러한 온라인 강의 서비스들이 그 흐름의 시작일 것 같다. 유용하게 활용한다면, 무료 혹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 나에게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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