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글을 쓰려고 한다. 마지막 글이 10월말이었다. 딱 6개월이 지났다.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한 번 무슨무슨 일이 있었는지 일기처럼 정리해봐야겠다.
1. 취업을 했다. 9월까지는 꾸준히 글을 썼는데 10월에는 총 3개의 글을 썼다. 서류는 어차피 계속 컴퓨터로 글 쓰는 일이라 블로그를 자연스럽게, 할 일의 하나처럼 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자소서 작성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 10월부터는 쭉 인적성을 봤다. 그리고 11월부터는 쭉 면접을 봤다. 꽤 많은 인적성을 보고, 그 중에서도 꽤 많이 면접을 보게 되었다. 캘린더를 쓱 훑어보니 매주 수 개의 인적성과 면접이 있었다. 하루에 다섯개 면접이 겹친 날이 있었다. 기업마다 월화, 화수, 월화수목 등으로 면접 일정이 잡혀있는데 내가 보는 날은 다 화요일이었다. 카드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3번째 도전에서 이번에는 좀 잘 되려나 희망이 보였는데 난 정말 운이 없는 건가 싶었다. 고심 끝에 면접 보러갈 곳을 골랐다. 다행히도 그 날 면접 간 곳과 그 다음날 면접 간 곳까지 다 최종합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화요일 면접 본 곳 5일 다니다가 5일째에 수요일 면접 본 곳 합격 발표가 나서 결국 지금의 직장을 첫 직장으로 정했다.
2. 인턴과 연수, 실습을 하고 부서 배치를 받았다. 내가 다니는 곳은 대졸 공채에서 인턴 기간이 있다. 7주간의 인턴 기간 동안 계열사 동기들끼리 연수도 다녀오고, 희망 부서 두 곳에서 각각 2주간 실습도 하고, 조별로 최종 프로젝트 발표도 하고 알찬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얼굴과 이름 외우기도 헷갈렸지만 지금은 꽤나 익숙해진 사람들. 특히 우리 조 동기들은 다들 너무 재밌는 친구들이라 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금 보기도 하고 정말 자주자주 본다. 2주간 그룹 연수도 다녀오며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른 회사에서, 다른 일을 하는 동기들과 얘기하며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대구, 부산 등 전국의 그룹 사업장도 다녀오고 해운대 조선호텔의 오션뷰에서 묵으며 디너 코스도 먹고. 꽤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분명 그리워질 시간일 것이다. 그룹 동기들은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연락 끊기지 않고 종종 볼 수 있으면 좋겠다.
3. 독립을 했다. 용산구, 어느 고즈넉한 동네에 방을 구했다. 사실 독립을 이렇게 갑자기 할 거라곤 생각 못했다. 가능한 오래 집에서 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본가에서 출퇴근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무리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봄 쯤에 서울로 이사를 갈 거라곤 했지만 분명 그 말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봄인 지금 실제로 그렇다. 1년 계약을 하니마니, 월세를 하니마니, 온갖 얘기를 엄마랑 하다가 결국 결코 합의되지 않을 일이란 걸 깨닫고 그냥 집에서 나오기로 했다. 그렇게 해야 조금 더 일이 간결해지고 나도 나대로, 엄마도 엄마대로 일 처리하기가 수월했다. 3달쯤 된 지금 새 동네가 꽤 익숙해졌다. 용산은 나에게 정말 낯선 곳이었는데. 동네 조용하고, 조금 나가면 번화가도 있고, 회사까지는 걸어서 20분, 버스로도 20분 정도. 월세는 분명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삶의 질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1년 뒤에는 전세로 이사해야겠다는 목표를 지금은 가지고 있다. 실현 가능하도록 노력해야겠다.
4. 부서 배치를 받았다. 이제 진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었다. 회사의 결제와 물류 관련된 서버 및 데이터를 담당하는 팀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유학동양학을 전공해서 이런 직업을 갖게 됐다.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이렇게 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자바랑 데이터베이스 책을 보고 있는데, 꽤나 재밌다. 이 직업을 갖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자리잡아서 좀 더 멋진 커리어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5. 맥북 프로를 샀다. 이것도 결국 이렇게 될 것 같았다. 2014년 여름부터 동고동락한 그램이 드디어 운명 직전의 상태에 놓였다. 가능하면 여름까지 만 5년을 꽉 채우고 싶었지만, 힘들어보였다. 사실 처음에는 새 노트북도 그램으로 사려고 했다. 그런데 계속 맥북이 생각이 났다. 많은 고민을 했다가 결론을 냈다. 5년 전에 그램을 살 때도 맥북과 갈등했었다. 결국 그램을 샀고, 만족도도 높았지만 지금 다시 또 고민하고 있다. 나중에 노트북을 바꿀 때도 아마 같은 고민을 또 할 것이다. 아이폰을 계속 쓰고 싶었지만 안드로이드를 써봐야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넥서스5를 샀던 것처럼, 이번에는 맥을 써볼 타이밍이라고 느꼈다. 마침 주변 동기들이 우루루 맥북을 사기도 했고. 그런데 다들 후회없는 선택이라고 하길래 한 번 믿어봤다. 그리고 후회는 없다. 새 시기에 새 장비와 새 마음으로 빡세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실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처음부터 포스팅을 올리기 좀 뭐해서 그냥 써본 글. 앞으로는 공부한 내용 정리하는 기술 블로그 + 가끔 먹으러 다니는 맛있는 음식들의 이야기나 간혹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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