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가기로 했다. 사실은 작년에 갔었어야 했다. 교환학생 후 바로 세계여행 가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사정상 세계여행은 못 가게 됐다. 아쉬운 대로 인도라도 1달 정도 둘러보고 귀국하려고 했다. 그마저도 못하고 종강하자마자 1주일 만에 바로 돌아왔다. 몸이 더이상 여행을 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한국 와서도 한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닥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머니께서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내년에 사라진다고 쓰라고 하셨다. 나보다 어머니가 쓰셨으면 했다. 엄마는 내가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동안 잘 사는 나라는 많이 가봤으니 못 사는 나라를 가보라고 하셨다. 마침 그 타이밍에 멘탈이 또 살짝 힘들었다. 마일리지도 딱 서남아에 갔다오면 깔끔하게 사라질 만큼 있었다. 그냥 인도에 가야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없을 걸 알지만, 왠지 거기 가면 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막연한 생각을 지난 1년 동안 계속 했다. 갔다와서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해야지 풀릴 것 같았다.
인도 포스팅의 대표 이미지는 역시 타지마할
원래는 동계 인턴을 하려고 했다. 나는 경력란이 비어있었다. 그나마 이번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좀 채울 수는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안 쳐주는 곳도 많다. 하반기 공채 패배의 가장 유력학 원인이 경력이었다. 신입인데도 경력이 필요하다니 아이러니다. 하지만 내가 을이니 어쩔 수 없다.
고민을 쭉 했다.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가겠어, 하는 얄팍한 핑계는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 보니 그런 말 하면서 나중에 다들 또 잘 가더라. 그냥 길게 보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 취업이 되면 좋지만, 하반기에 해도 괜찮다. 학기 중에도 그렇고 여름방학에도 인턴은 노려볼 수 있다. 동계 인턴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동안 인도는 계속 한 구석에서 신경쓰일 것이다.
약 45일로 일정을 잡았다. 지금 하는 아르바이트가 끝나자마자 떠나고, 그리고 상반기를 준비하기 전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인도는 잘 맞으면 계속 있고 싶고, 안 맞으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나라라고 한다. 난 대체로 호불호가 갈리는 건 호 쪽이긴 했는데, 나랑 잘 맞을 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인은 무조건 델리다. 아웃은 첸나이. 원래 처음에 델리 밖에 못 고르는 줄 알았다. 다행히 항공사 제휴로 첸나이 아웃을 선택할 수 있었다. 대신 인천-델리는 직항, 첸나이-인천은 경유편이다. 뭐, 가능하면 중간에 스탑오버 해서 경유지에서 푹 쉬고 올 수도 있고. 만족스럽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 준비를 해야겠다.
원래는 가이드북 소개를 하려고 글을 쓰다가 사족이 쭉 길어질 것 같아서 여행 동기(?) 포스팅으로 급선회. 이전부터 싸이월드와 네이버 블로그로 여행 포스팅을 시도했었다. 무려 2011년부터... 하지만 인센티브의 부재로 실패. 이번에는 티스토리라는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다. 여행 중간중간에도 꾸준히 실시간 포스팅을 올릴 계획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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