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준비 :: 가이드북 Enjoy 인도

여행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이 두 개 있다면, 항공권을 끊는 것과 가이드북을 사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세 개 있다면 출발하기 직전까지 포함한다. 지금 나는 두 개를 완료했다. 항공권을 끊었고, 가이드북도 샀다. 여행 전 엄청 빡빡한 준비를 하는 타입은 아니다. 맨 처음 유럽여행을 준비할 때에는 분 단위로 할 일을 계획했었다. 기차 환승마저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측했다.

점점 여행 전 계획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근데 그러기엔 인도는 너무 방대하다. 애초에 지리적 정보도 아는 게 없어서, 어느 루트로 이동해야 할 지도 모르겠었다. 최소한의 기초 정보는 알아야 해서 가이드북을 샀다. 기본 정보만 알면 되니 큰 고민은 안 하려고 했는데, 은근 고민이 됐다.

내가 본 인도 여행 가이드북은 대략 4개 정도였다. 그 유명한 론리플래닛과 론리플래닛 디스커버, 저스트고 인도와, Enjoy 인도였다. 결국 내가 구매한 건 Enjoy 인도였다. 잠실 교보문고에서 직접 네 권을 다 비교해보고 마지막에 고르긴 대충 골랐다.

Enjoy 인도를 고른 이유는 그냥 읽기 편해보였다. 아무래도 여행 준비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손이 갈 만한 컨텐츠였다. 사진도 많고, 내용도 한국인이 좋아하게 알차보였다. 특히 론리플래닛에 비교하면 이건 엄청난 장점이었다. 원래는 론리플래닛을 살까 했었다. 아무래도 여행 가이드북의 대명사급이다. 근데 일단 책이 너무 두꺼웠다. 두꺼운 책이 두 권으로 분권되어 있었다. 저렴한 종이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35,000원이라는 가격이니 양이 엄청 많긴 하다. 천 페이지가 넘는 걸로 기억한다. 사진도 없어서 손이 잘 안 갈 것 같았다. 그 모든 정보를 다 알고 가려고 한 건 아니고, 출발 전 대략적인 계획을 짤 목적이어서 나한텐 정보의 과잉이라고 생각했다.

론리플래닛의 단점을 보완해서 나온 게 론리플래닛 디스커버인 것 같았다. 컬러에 사진도 많고, 분량도 적절하다. 갖고 다니기 적합한 수준. 근데 어떻게 보면 이도저도 못한 포지션이 된 것 같기도 했다. 오리지날 론리플래닛만큼의 정보가 담긴 것도 아니고, 한국 출판사 가이드북만큼 읽기 좋게 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일단 출판된 지가 좀 된 것 같아 보류했다.

론리플래닛을 거르고 나니 그냥 인조이 인도로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저스트고도 굉장히 오래 전에 나와서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잘 팔리는 걸로 알고 있다. 근데 그냥 비교적 최근에 나온 Enjoy 인도가 더 맘에 들었다. 다른 Enjoy 시리즈를 일 때문에 계속 바복해서 읽어본 적이 있는데, 구성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좋기도 했다. 지역별 정보말고도 필요에 맞게 큐레이션이 잘 되어있어서 인도편도 그러려니 했다.

책 초반에는 인도 여행의 개요 같은 부분이 있다. 음식부터 지리, 볼 거, 할 거에 추천 일정까지 인도 여행과 관련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오리엔테이션 해준다. 이후 지역별 정보가 있다. 지역 개요부터 호텔, 식당 등 카테고리별로 잘 나뉘어져 있다. 맨 마지막에는 인도 여행 준비가 있다. 비자부터 항공권, 여권 발급에 예방접종 등등 출국 전 준비해야 하거나 알아야 할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항공권을 끊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 루트를 짜봐야겠다. 이 책에서는 북인도 30일 코스와 남인도 30일 코스가 있었는데, 나는 45일에 북인도와 남인도를 다 보려고 하니 적절히 조합해봐야겠다. 30일 이상의 장기 여행 루트 추천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다. 북인도 남인도를 다 보는 60일 루트는 그냥 30일 코스 두 개 이으면 되긴 하는데, 45일 코스는 좀 애매하다. 어느 정도 도시를 거르거나 체류 기간을 조절해야 하는데, 귀찮긴 하지만 그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깐 뭐. 잘 준비해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