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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밥

[서울의 냉면] #6 :: 옥류관 출신 셰프의 동무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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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달 만에 냉면을 먹었다. 딱히 집이나 학원 근처 외의 식당에 갈 만한 여유가 없었다. 지난 일요일 시험을 하나 보고, 근처의 동무밥상을 갔다. 아주 오래 전부터 꼭 가봐야지 하던 곳이었다. 그러다 겨우 작년 쯤인가 한 번 방문을 했는데, 하필 리모델링으로 공사 중이었다. 그 후 홍대, 합정 쪽은 갈 일이 없어서 이제서야 가보게 되었다.


동무밥상 외관


합정역 지하철역 입구에서 나와서 금방이다. 가게 외관은 생각보다 아담하다. 리모델링 전에 검색한 바로는 좀 더 고급스런 느낌일 것 같았는데, 일단 지금은 그냥 평범한 외관이다.


동무밥상 메뉴


동무밥상의 메뉴판이다. 냉면은 오직 물냉만. 역시 어복쟁반도 판다. 소고기초무침이랑 명태식해가 먹어보고 싶다. 술 안주로 아주 제격일 것 같다. 언젠가 인근에서 술 먹을 일이 있으면 꼭 와봐야겠다.



동무밥상 냉면


동무밥상의 평양냉면 상차림. 면수나 육수는 제공하지 않는다. 반찬도 일반적인 냉면집과는 다르다. 실제 북한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서 궁금했었다. 그런데 뭔가 기본 찬부터 다르니 꽤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얼핏 보면 서울의 냉면집들과 아무 차이가 없지만, 디테일이 꽤나 다르다.



1. 국물


동무밥상 국물


정말 특이한 국물이다. 옥류관의 맛이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유사한 맛이라면 서울의 평양냉면과는 확실히 스타일이 다르다. 약간 매운 듯한 느낌이 난다. 매운 건 아닌데, 어디선가 혀를 때리는 느낌이 난다. 평양냉면의 슴슴함만큼 슴슴한 매운맛이라고 해야 하나. 정체를 알 수 없다. 꿩 육수가 섞인 옥류관의 냉면을 재현했다는데, 마찬가지로 꿩 대신 닭 육수를 사용하는 평가옥과도 꽤 다르다. 맛이 엄청 맑다. 그런데 가슴에서 차오르는 깊은 맛도 아니다. 정말 묘한 국물이었다. 몇 번 더 먹어봐야 알 것 같다.



2. 면

 

동무밥상 냉면


면도 특이했다. 엄청 미끌미끌 하다. 잘 끊기긴 하는데, 일반적인 메밀 국수의 툭툭 끊기는 식감은 아니다. 좀 더 부드럽다. 다른 가루가 꽤 섞인 것 같다. 감자가루 같은 거? 그런데 또 메밀향은 진하다. 국물과 마찬가지로 아주 묘한 면이었다. 개인적으로 미끌미끌한 식감보단 툭툭 끊기는 거친 느낌이 좋다.


3. 사이드(반찬, 고명, 면수 등)


동무밥상 고명


소고기 한 점은 너무 아쉽다. 계란은 아주 예쁘게 잘 삶았다. 그리고 배, 오이, 양배추 김치가 들어간다. 저 양배추 김치는 고명으로서는 아주 좋았다. 본래 냉면의 맛을 결코 해치지 않으면서 식감을 심심하지 않게 한다. 다만 자칫 심심해지는 맛에 포인트를 주는 역할로서는 부족했다. 아쉽게도 면수나 육수는 제공되지 않는다.



동무밥상 반찬


김치, 양배추김치, 콩나물무침이 나온다. 일반적인 무절임을 대체하여 양배추 김치를 내놓는다. 나쁜 건 아닌데, 썩 좋지도 않다. 나는 보통 무절임을 평양냉면의 심심한 맛 중에 한 번 씩 자극을 주는 포인트로 먹는다. 근데 이 양배추 김치는 그런 역할을 하기엔 임팩트가 부족한 듯. 그 자체로는 맛있다. 다만 냉면과의 밸런스를 나는 잘 모르겠다. 김치는 맛있다. 꽤 맛있어서 김치를 냉면에 부어서 먹고 싶단 생각도 했다. 콩나물 무침은 맛있긴 한데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술이랑 먹을 때 심심치 않게 집어먹기에는 적절한 듯 하다.



4. 기타(분위기, 교통 등)



가게 안은 꽤 작다. 테이블도 은근 빡빡한 편인다. 빡빡한 건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뭔가 빡빡하다. 그냥 평범한 식당의 느낌. 편하게 소주 한 잔 하기에는 좋다. 특히나 음식들이 모두 술 안주로 제격인 것들 뿐이니. 이 근처에 살았다면 꽤나 자주 오지 않았을까 싶다. 교통은 좋다. 2호선,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에서 지하철 나와서 길 한 번만 건너면 된다. 다만 나한텐 멀다.



잘 먹었다.


어쨌든 이번에도 한 그릇 잘 먹었다. 아직 낯선 동무밥상의 평양냉면. 익숙한 맛과는 좀 달라서 그럴까, 맨 처음 을지면옥 갔을 때가 생각난다. 분명 맛있는데, 뭔가 낯선 느낌. 다음에 또 오면 어떻게 느낌이 바뀔지 궁금한 곳이다.



 국물 

 ★★★★

 개성있는 국물. 만들기 엄청 힘들 것 같은 묘한 타격감. 여타 냉면집에 비해 꽤 슴슴한 편.

 면

 ★★★

 미끌미끌한 것이 개인적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 메밀향은 좋았다.

 사이드

 ★★★

 면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반찬도 그리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신선은 했다. 

 기타

 ★★★

 위치는 정말 좋으나, 나한테 너무 멀다. 

 총평

 ★★★☆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평가. 아직 낯설지만, 다음에 오면 엄청 좋아질 집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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